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목칠기 소장품에 나타나는 손상유형과
목칠기라 함은 나무로 만든 다양한 형태의 목물(木物)에 옻나무에서 채취한 도료(塗料)인 옻칠로 표면을 도장(塗裝)한 기물(器物)을 뜻합니다. 이러한 목칠기에서 나타나는 손상유형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백골이라고 일컫는 소지목재의 손상인 내부손상, 두 번째는 표면의 옻칠에서 발생하는 외부손상입니다.
백골에서 나타나는 손상은 충격에 의한 파손과 목재가 시간이 흘러 건조되면서 발생하는 수축·변형으로 인한 뒤틀림, 이로 인한 결구부(이음새)의 벌어짐 현상 등이 있습니다.
표면의 옻칠 손상으로는 칠편의 들뜸, 박락, 갈라짐, 그리고 칠편 소실 등이 있는데, 이는 바탕층(백골)과 표면층(옻칠)의 접착력이 저하되어 분리되는 현상에서 기인됩니다.
이번 보존과학이야기에서는 제상에서 나타나는 목칠기 소장품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손상유형과 그에 따른 문제점, 그리고 처리사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진1]은 제례에 사용되는 제상의 상판에서 나타나는 손상유형으로, 상판의 테두리목이 물리적인 요인에 의해 파손되어 결손 된 상태였습니다. 본래 4개의 테두리목이 연귀맞춤으로 연결되어 있고 가운데 내판이 삽입되어 물려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4개의 테두리목중 1개의 테두리목이 없어지면서 테두리목의 각 모서리를 연결해 주던 이음새의 결속력이 손실된 상태였습니다. 만약 이 상태 그대로 보관 될 경우 남아있는 부분의 이음새 역시 분리되어 결국엔 전체적으로 분해 될 위험이 내재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를 통해 테두리목의 결속력을 되살려 주었고 복원 완료 후 붉은색 안료가 들어간 옻칠인 주칠(朱漆)을 사용하여 색맞춤을 실시하였습니다.
손상유형의 확장을 막기 위해 박락되고 들떠있는 표면층(칠편) 아래에 어교를 주입하고 [사진5]와 같이 대나무로 압착하여 주었습니다. 이렇게 분리되었던 바탕층과 표면층을 접합 후에도 칠편이 소실된 부분의 단면이 노출된 부분으로부터 박락 현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사진8]과 같이 아크릴퍼티를 사용하여 메움작업을 실시하였고 주칠을 사용하여 색맞춤을 실시 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목칠기 소장품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손상유형들은, 효율적인 관리와 보존, 그리고 안정적인 전시에 많은 제약이 따르게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손상유형들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처리방법의 연구가 중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사진의 종묘제례에 사용되었던 제상의 보존처리 전·후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