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과거 보존처리의 흔적, 리베팅(Riveting)된 도자기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도자기 중에는 과거 보존처리 흔적이 남아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1)특히 프랑스 세브르(sevres) 국영 도자공장에서 제작되어 대한제국시기 봉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꽃무늬화병(창5317)은 과거 파손되어 보존처리 되었기 때문에, 보존처리 당시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보존과학 이야기에서는 ‘백자꽃무늬화병’(창5317)의 과거 보존처리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다시 보존처리한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리베팅(Riveting)방법이란 꺽쇠 모양의 리벳을 박아 고정시키는 것으로 17세기부터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고, 19세기까지 유럽에서도 널리 사용된 방법으로 국내에서는 중국으로부터 기법이 전해진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 백자꽃무늬화병(창5317) 보존처리를 위한 분석
보존처리를 위한 과학적 분석은 육안으로 알 수 없는 정보를 분석기기를 사용하여 파악하고 수치화하는 작업으로 파악된 자료를 바탕으로 보존처리 방향을 설정합니다. 백자꽃무늬화병(창5317)은 보존처리 전 금속 리벳과 균열부위를 덮고 있던 접착제가 어떤 성분인지 알아보기 위해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리벳 분석
분석방법은 X-선 형광분석기(XRF, M4 Tornado. GERMANY)를 사용하여 진행하였으며 분석결과 주석(Sn) 55.28%으로 가장 높은 비율로 검출되었고 두 번째로 많은 원소로 납(Pb)43.42%이 검출되었습니다. 이 외 구리(Cu), 알루미늄(Al), 아연(Zn)은 1%미만의 미량으로 검출되어 성분은 납주석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존처리가 진행될 때, Sn(주석)과 Pb(납)의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유의하면서 보존처리를 진행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분 |
주석(Sn) |
납(Pb) |
구리(Cu) |
알루미늄(Al) |
아연(Zn) |
---|---|---|---|---|---|
결과 |
55.28% |
43.42% |
0.90% |
0.34% |
0.06% |
접착제 분석
푸리에변환적외선분광법(FT-IR, VERTEX70, BRUKER, GERMANY)을 이용하여 진행하였으며, 생 옻칠과 도자기의 접착제를 분석하여 그래프로 비교해 보았습니다. 분석 결과 파란색 그래프는 도자기의 접착제이며 빨간색 그래프는 생 옻칠의 그래프로 옻칠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3000, 1500, 970에서 유사한 피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없어진 성분들 때문에 차이가 나는 곳도 있었지만 표면에 있던 접착제는 생 옻칠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 백자꽃무늬화병(창5317) 보존처리
백자꽃무늬화병은 표면에 먼지와 오염물이 많았습니다. 깨지지는 않았으나 균열이 생긴 부분 양 옆에 구멍을 뚫은 후 금속 리벳을 끼워 고정시킨 후, 균열부위를 따라 리벳을 덮도록 두껍게 칠이 되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투명하거나 도자기와 유사한 색의 칠이었을 수 있으나 현재는 변색되어 이질감이 들며 보기 좋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보존처리 과정은 금속 리벳과 접착제의 성분분석, 도자기 세척, 옻칠 제거, 처리 후 기록의 순서로 진행하였습니다.
일차적으로 표면의 오염물은 물을 이용하여 닦아냈습니다. 세척을 진행 한 후 먼지와 이물질이 지워지지 않는 곳과 틈새는 스팀세척기를 사용하여 증기로 이물질을 닦아냈습니다. 이후 옻칠을 제거하기 위해 물리적인 방법과 화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물리적인 방법인 스칼펠과 소도구를 이용하여 도자기 표면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제거를 실시하였으며 잘 제거되지 않는 부위는 화학적인 방법인 유기용제를 사용하여 제거하였습니다.
도자기 표면에 있는 변색된 옻칠을 제거하기 전에 여러 용제를 면봉에 묻혀 부분적으로 제거해보는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어느 용제가 가장 효과적인지 또 손상을 적게 주는지 확인 후 전체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도자기의 금속 리벳은 더 이상 균열이 가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금속의 상태가 양호하여 도자기 표면을 오염 시키지 않는 상태였으며, 과거의 보존처리 흔적이라는 역사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제거하지 않았습니다.
김민지(유물과학과 학예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