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 소개
[2022년 3월] 국가 제사에 사용하는 제물을 잡는 칼, 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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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제사에 사용하는 제물을 잡는 칼, 난도
Butchering Knife for Ritual Offerings
조선朝鮮/길이 51.5㎝, 날폭 7.4㎝, 칼자루 두께 8.0㎝ /철제
B1F 왕실의례실
국가 제사에 올리는 짐승을 죽일 때 사용하던 칼이다. ‘난’은 방울이라는 뜻으로,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 등의 그림에서 난도의 전체 모습을 알 수 있다. 칼 손잡이 부분에 세 개의 방울이, 칼등과 칼코에 각 한 개씩 방울이 달려 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는 난도 두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두 점 모두 방울은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방울이 매달려 있던 구멍은 확인할 수 있다. 철로 만들어졌으며, 한 점에는 칼날과 손잡이 연결 부위, 손잡이에 은으로 무늬를 새겨 넣었다.
국가 제사에는 소·돼지·양을 잡아 각 짐승의 털과 피, 간과 창자 기름 등을 제사상에 올렸다. 이렇게 올리는 짐승을 희생이라고 한다.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낼 때는 희생의 상태를 직접 점검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다. 희생을 잡을 때는 정해진 절차와 형식을 엄격히 따랐다. 제사 물건을 담당하는 관리가 신시申時(오후 3시~5시) 1각에 재인(짐승을 잡는 사람)을 거느리고 가서 희생을 잡는다. 이때 사용하던 칼이 바로 난도다. 칼에 달린 다섯 개의 방울은 각각 고대로부터 사용하던 다섯 가지 음계 즉 궁, 상, 각, 치, 우를 나타낸다. 난도를 흔들어 방울을 울리게 하며, 이때 음의 조화를 이룬 뒤에야 고기를 잘랐다고 한다. 아쉽게도 음이 어떤 조화를 이루는지는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 알 수 없다.
잡은 희생의 털과 피는 넓은 쟁반 모양의 모혈반이라는 제기에 담고, 간과 창자 사이 기름은 간료등이라는 그릇에 담는데, 이때 간은 울창이라는 제사용 술로 씻었다. 제사상에 올리고 남은 털과 피는 깨끗한 그릇에 담아두었다가 제사가 끝나면 땅에 묻었다. 난도는 제사를 지낼 때 배향자에 대한 극진한 예우와 후손의 공경심을 드러내는 도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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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knife was used to slaughter animals being offered as sacrifices at rites performed at the Jongmyo Shrine. Old records and illustrations indicate that sacrificial knives of this type featured three bells on the hilt and two more on the blade. This example, however, has lost its bells, and only the small holes through which they were attached remain. Knives for butchering for Ritual Offerings exhibit how the people of the past expressed their deep respect towards those who are enshrined while carrying out ritual sacrifice of animals and pursued harmony with n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