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 소개
[2022년 9월] 문방도 병풍
책과 진귀한 장식물을 그린 그림, 문방도 병풍
文房圖屛風
19세기 말~20세기 초
종이에 채색
세로: 195.5cm, 가로: 242cm
B1 궁중서화실
책과 진귀한 장식물을 그린 4폭 병풍이다. 걷어 올린 휘장 안으로 책과 문방구, 과일과 꽃 그리고 중국의 고동기물古銅器物을 다채롭게 묘사했다. 문방도는 왕의 일상 공간인 편전이나 왕세자가 거처하는 동궁에 설치하여 학문에 힘쓰기를 바라는 뜻을 담은 그림이다.
문방도는 청淸 황실에서 유행한 ‘여러 보물을 보관하는 진열실’이라는 뜻의 다보각多寶格을 그린 그림에서 영향을 받았다. 조선에서는 정조正祖(재위 1776~1800년)대 시행된 화원 선발시험인 차비대령화원 녹취재 중 ‘문방文房’이라는 주제로 등장한 이후, 궁중 장식화로 활발히 제작되었다.
이 문방도는 휘장 안쪽에 책과 기물을 그려 대상의 권위와 위엄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문방도 가리개>, 19세기 말~20세기 초
<문방도 병풍>, 19세기 말~20세기 초
이외에도 국립고궁박물관에는 다양한 주제와 크기의 〈문방도 가리개〉, 〈문방도 병풍〉 등이 소장되어 있어 문방도가 왕실에서 널리 제작되고 활용된 것을 알 수 있다.
문방도 속 책과 기물은 학문과 배움을 추구하고, 골동품을 수집하고 감상하는 왕실의 취미를 보여준다. 더불어 꽃과 과일에는 복되고 길함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았다. 알이 많은 석류는 다산, 만발한 모란은 부귀영화, 곧게 뻗은 매화는 절개와 지조, 불수감과 수선화는 부처와 신선을 상징한다. 조선 왕실은 문방도 속 다양한 책과 진귀한 장식물을 통해 왕실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This four-panel folding screen depicts books along with rare, decorative items. Behind a rolled-up curtain can be seen vividly illustrated scholarly possessions, fruit and flowers symbolizing good fortune and auspiciousness, and curiosities from China. Folding screens with books and scholar’s accoutrements such as this one were found in Pyeonjeon Hall where the king handled everyday administrative matters. They were also placed in Donggung Palace, the residential space of the crown prince, to convey the wish that he would devote himself to lea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