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가죽 무두질 기술재현 연구 - 국내·외 사례조사 연구를 중심으로
가죽은 여러 공예품의 재료 중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했고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가죽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처리 및 제작기술 복원 등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진한 상태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가죽은 쉽게 부패되기 때문에 남아있는 문화유산이 적습니다. 둘째 가죽을 다루는 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홀시로 추정되는 기술의 단절 및 관련 문헌자료 부족 등이 있습니다.
이에 우리 박물관에서는 가죽문화유산의 안정한 보존관리를 위하여 기초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존과학이야기에서는 앞서 이야기한‘가죽 재료분석’에 이어, ‘가죽 무두질 기술재현’ 연구와 관련된 몇 가지 국내·외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국내 실정을 살펴본 결과, 공예품을 제작하는 장인이‘무두질’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다른 분야 장인들과 마찬가지로 기술 전수 단절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었겠으나, ‘무두질’은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재가 가해져 국소적으로 몇몇 지역에 한정되어 공장 형태로 운영 중입니다. 대게 ‘무두질’이 완료된 가죽제품을 수입하여 공예품 제작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에서는 참고할만한 ‘무두질’관련 자료를 찾기 쉽지 않았으며, 공정에 대한 자료는 산업적인 접근으로만 일부 연구되어 있습니다. 국외의 경우에는 아직 전통적인 방식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로코 페즈(Fes), 방글라데시 다카(Dhaka) 등입니다. 모로코의 경우 관광지화 되어 있어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방글라데시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이유로 점점 외곽으로 밀려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향후 몇 년 후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통방식이 아닌 완전 자동화된 산업화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나라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탈리아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 사례들을 살펴보는 연유는 지역적 특성이 강한 가죽을 다루는 기술도 기본적인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사회적인 변화에 따른 변천도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 기술 복원 연구에 참고할 중요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박물관에서는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사례를 조사·연구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연구를 진행해하겠습니다.
구지혜(유물과학과 연구원)